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김어준:

나는 나를 음모론자로 부르는게 기분 나쁘지 않아요.

일단 내가 음모론자가 맞고.

사실은 모든 추론은 입증되기 전까지는 음모론이예요.

그런데 음모론과 추론을 가늠하는 기준은 '합리성' 이죠. 여기까지는 다들 생각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팩터가 있어요. <시대성>이예요.

예를 들어서 권위주의 정권은 필연적으로 '비밀주의'예요. 왜냐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폭력하고 이권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은밀히 하는 일들이 꼭 있어요. 비밀주의가 동반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저널리스트들이 그럴때는 적극적으로 추론해야 합니다.

합리성의 경계까지 가야되고, 때로는 그 선 위에서 놀아야되요.

예를 들어서 의대정원 2천명이 무슨 합리성이 있어요. 윤석열 정권의 결정에는 합리성으로 해결되지 않는 많은 영역이 있거든요.

유시민:

그러니까 음모론을 거기다 한 번 넣어보게 되는거죠.

김어준:

적극적 추론을 해야되는거죠. 합리성의 경계선까지 가는 적극적 추론을 해야되는 거예요.

조수진:

추론이 적극적이 되고 종이 한 장 차이로 음모론이 되기도 하는군요.

김어준:

그렇죠. 그런데 레거시 미디어의 기자들이 그럴 때 '합리성'이라고 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설 때는 거기가 위험한 영역이거든요. 자칫 떨어질 수 있어요. 그럴 때 내세우는 합리성은 사실은 '무서움'의 또 다른 표현이예요. '도피처' 그런 경우가 많아요.

생략

그렇다고 적극적 추론하는 사람을 음모론자라고 단정하는 건 비겁해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저널리스트는 필요할 때 그렇게 하라고, 특권과 정보 접근권도 준단 말이예요.

조수진:

맞아요. 일반인보다 명예훼손죄도 왠만하면 성립이 안돼요.

김어준:

그리고 정보 접근권도 있잖아요. 그걸 행사하지 않고,

'합리성'이라는 명분 뒤에 숨으면서.. 숨는 것 까지는 (생계가 있으니까) 이해하는데, 음모론자라고 함부로 부르는건 거기서부터는 비겁하다.

유시민:

그래. 우리가 계란말이 얻어먹었다고 해서 뭐라하지 않잖아요. 계란말이 안 얻어먹는 사람들이 말한다고 해서 '네들은 계란말이도 못 먹는 주제에'라는 태도로 대하는 건 나는 문제가 있다고 봐요.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김어준:

그래서 그 시절에 '음모론자'라고 불리는 것이 나는 부끄럽지 않다.

때로 100% 정확하지 않거나, 진실에 근접까지만 하고 최종 팩트체크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해도 내가 일을 열심히 했구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어준의 대표적 음모론 사례>

‘선관위 디도스 공격’ 특검팀 100명 구성… 오늘 출범

동아일보 2012-03-26

'MB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이광범 특검팀 오늘 출범

뉴스핌 | 2012-10-15

다스는 누구겁니까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정치적 이슈를 나꼼수에서 다루면서

2011년도에 '민주언론상'을 수상.

처음으로 언론으로 인정해 준 민주언론상

김어준:

나꼼수가 그때 특검을 두개나 만들어냈어요.

특정 매체가 특검을 하나 만들기도 어려워요.

업계에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세훈 보궐선거 때 평일이었기 때문에 새벽에 투표하려고 가는 직장인들이 투표소를 확인하려고 선관위 접속했더니 접속이 원활치 않더라. 그날 앙침에 양상을 보고 이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디도스를 하는 것이고 정치적인 테러라고 맨 처음 규정한게 저죠.

적극적 추론(일명, 음모론)을 한거죠.

유시민:

그때도 음모론자라고 엄청 공격받았는데 사실로 드러났죠.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시사주간지 시사인의 2024년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 언론분야에서

공중파인 KBS와 공동 2위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김어준 “내가 음모론을 펼치는 이유”

책. 포스트트루스(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 리 매킨타이어 저

# 권력의 불편한 부분을 고발하는 참언론인에게 '음모론자'라고 하는 비겁한 계란말이 먹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