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에서 삼성이 참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화웨이에서 2번 접히는 3단 폴더블폰을 출시했습니다.

폴더블에서 삼성이 참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화웨이고, 400만원 가까이 하는 저런 제품을 중국 갑부 아니면 누가 쓰냐는 평들이 있으신데... 저건 갤럭시 폴드 1처럼 기술과시를 위한 제품이라 글로벌적으로 쓰는 사람이 없을 거라는 의견들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최근 문제의 핵심은 저 제품이 아닙니다.

화웨이의 자회사 아너가 최근 출시한 'Magic V3'라고 있습니다.

폴더블에서 삼성이 참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인데... 스펙을 보면 놀라울 따름입니다.

램은 최대 16GB에, 카메라 센서도 갤폴드6보다 좋고, 가장 중요한 건 두께가 '9.2mm'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갤럭시 Z 폴드 6는 램 최대 12GB, 두께는 12.1mm나 됩니다.

배터리를 줄여서 두께 줄인 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갤폴드6는 4400mAh, 아너 매직 V3는 무려 5150mAh로 갤럭시보다 오히려 훨씬 용량이 큽니다.

심지어 갤폴드6는 7.6인치, 아너 매직 V3는 7.9인치로 화면이 더 큼에도 무게 또한 갤폴드보다 아너가 10g 정도나 더 가볍습니다.

기능들 싹 다 빼서 무게, 두께 줄인 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아너 매직 V3는 IPX8 방수, 펜 지원, 무선충전 등등 모두 가능합니다. 심지어 충전은 갤폴드6의 25W보다 한참 빠른 66W 고속충전까지 지원하고요.

중국산 폴더블들은 힌지 너덜너덜거리고 프리스탑도 안 되는 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그건 옛날 이야기입니다. 프리스탑도 아주 잘 가능합니다.

그래도 중국제인데 내구성은 구린거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얘네도 그런 우려가 많은 걸 알아서 이번 제품에서는 마케팅 컨셉 자체를 내구성 홍보 위주로 잡았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거겠죠.

이 영상에선 던지고 망치처럼 쓰고 난리를 쳐도 멀쩡히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격은 어떨까요? 동일 용량 기준 갤폴드6는 2330유로, 아너는 1999유로로 오히려 더 저렴합니다.

여튼, 이렇게 아너 제품이 스펙적으로 훌륭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선 갤폴드의 상대가 되지 않겠죠. 근데 해외 시장에선 이야기가 다릅니다.

폴더블에서 삼성이 참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에서의 폴더블폰 출하량 통계입니다. (출처 : Counterpoint)

화웨이, 아너, 모토롤라 등을 포함한 중국 제조사들이 2024년 1분기 기준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3년 1분기와 대비해서 1년만에 삼성은 화웨이에게 폴더블 시장의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상황이죠.

폴더블에서 삼성이 참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출처 : Counterpoint)

유럽 시장에서도 2024년 상반기 기준 아너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삼성은 변동이 없거나 소폭 줄어든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은 폴드 시리즈를 너무 안일하게 만들어왔다고 생각됩니다. 벌써 6까지 신제품을 내면서도 길쭉한 외부화면비나 두께, 무게 개선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고 매번 소소한 변화 수준이었죠.

한동안은 폴더블 시장에 경쟁자가 없다 생각되니, 개선할 수 있으면서도 일부러 업그레이드 요소들을 아껴둔 게 아니었을까 싶었는데, 중국 제조사들에 역전당하고 있는 시점에도 그들을 확실히 넘어설 신제품을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이젠 진짜 기술력이 부족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입니다.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니, 두께 줄여 급하게 내놓는다는 폴드 6 SE도 두께는 10mm대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제에 비해선 한참 두꺼운 거죠 ㅜ

지금은 진짜로 폴더블 시장에서 삼성의 위기가 찾아온 것으로 보이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내지 못하면 격차를 줄이기가 어려울 듯 한데 삼성이 폴드 7에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네요...